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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소장품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위 그림)와 스페인 프라도미술관 소장품인 작가 미상의 ‘모나리자’(아래). 포퓰러나무판에 유채로 그린 루브르박물관 작품과 달리 호두나무판에 그림을 그리고 인물의 배경도 다른 게 위작의 증거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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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감정학》

 

최병식 저. 2014. 6. 동문선    

ㆍ‘가장 필수적이고도 가장 위험한 학문’-미술품감정학

ㆍ 미술품감정 분야는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가장 필수적이고도 가장 위험한 학문’이라고 할 만큼 극과 극이 교차되는 영역이다. 미술사, 문화재학, 미술시장 등에서는 더욱 중요한 학문이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여 매우 엄격한 연구과정, 고도의 논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미술품감정학’은 이 분야의 학문적인 연구가 미미한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세계 미술품 감정의 현황과 사례, 규범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감정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최초의 지침서이자 필독서이다.

ㆍ 이 책은 저자 최병식 교수가 통시적인 연구를 해온 미술비평, 경영, 뮤지엄, 정책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고미술, 근현대미술품에 대한 감정 표준, 원칙확립을 염두에 두고 기술하였다. 프랑스ㆍ영국ㆍ이탈리아ㆍ오스트리아ㆍ중국ㆍ미국ㆍ일본 등을 직접 방문하여 각국의 감정 시스템, 판례, 감정과정을 연구하면서 진행되었다. 감정가의 자격기준, 활동규모, 교육과정, 진위판정사례, 과학적 분석 방법 등에 관하여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7년간에 걸쳐 집필되었다.

ㆍ저자의 말:

수 십년간 제기되었던 ‘미술품 진위시비’때 마다 원칙과 기준이 모호하였습니다. ‘미술품 감정학’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었고, 저 역시 감정현장에서 그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인문학'의 하나로도 볼 수 있는 이 분야는 ‘미술학’ 중에서도 가장 난해하면서도 위험한 영역입니다. 뿐만 아니라 감정가나 감정기구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접근이 어려운 분야라는 점에서 연구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러나 ‘미술품 감정학’은 명확한 미술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연구임과 동시에 문화재학, 미술사, 작가론, 재료학, 문헌학 등에서도 필수적인 영역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카탈로그 레조네(Catalgue Raisoné)로 이어지는 작가연구는 물론, 뮤지엄 컬렉션, 아트마켓에서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후에도 반드시 세분화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ㆍ주요내용:

1,2장에서는 미술품 감정의 개념과 용어, 정의 등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내용부터 법적인 효력, 해석, 감정서의 기록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3장에서는 미술품 감정 기구 및 자료에 대한 연구와 함께 진위감정과 가격감정 기구들에 대한 선진 여러나라의 현황 및 감정단체를 정리하였다. 또한 감정전문가를 교육하는 기구나 학교, 감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근거 자료인 카탈로그 레조네의 구축 사례, 내용으로 구성된다.

4장에서는 진위감정과 가격감정의 판단원칙, 위작의 유형별 기법과 사례, 판단 방법과 기초적인 지식을 언급하고 있으며, 감정요소로 중요하게 작용되는 서명과 관지, 액자 및 재료 등의 위작 사례와 기초적인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여기에 가격감정의 원칙과 방법을 비롯하여 감정결과의 기록방법, 감정의 사회적인 활용 등을 실제 사례를 들어가면서 기술하였다.

과학적인 분석으로는 주요 기법과 함께 ‘모나리자’ 렘브란트 데이터베이스 등 세계적인 사례를 구체적으로 연구하였으며, 5장에서는 위작수법으로서 회화, 도자기 등의 위조 사례와 한 반 메헤렌, 존 미야트 등 세계 위작전문가들의 기법과 사건의 내용 등을 분석하였다. 책의 범위는 고미술에서 당대미술, 도자기,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국내에서 진위논란을 일으킨 혜원 신윤복, 이중섭, 박수근 작가 등의 주요 사건에 대해서도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하였다.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이미지 자료와 D/B를 중심으로 300여장의 화려한 컬러판 이미지들을 곁들이고 있다.

ㆍ차례

Ⅰ. 미술품감정의 개념과 시스템

1. 미술품감정의 정의와 분류

2. 미술품감정 시스템

3. 미술품감정 과정

 Ⅱ. 미술품감정의 요소 및 용어

1. 미술품감정가

2. 미술품 감정의 효력과 법적 해석

3. 미술품감정 용어와 감정서

4. 감정료

Ⅲ. 미술품감정 기구 및 자료

1. 감정단체

2. 진위ㆍ시가 감정기구

3. 과학분석 기구

4. 관련기구

5. 미술품감정 교육기구

6. 감정관련 자료

Ⅳ. 미술품감정의 실제

1. 진위감정

2. 가격감정

3. 과학적 분석 및 감정

4. 거래ㆍ감정상황ㆍ기록

5. 미술품감정 활용 사례

Ⅴ. 위작전문가와 주요사건

1. 위작 수법

2. 세계 위작전문가와 주요 사건

Ⅵ. 맺음말

 

 

“진짜를 가짜로 만드는 게 더 나빠… 아니면 말고 식 위작시비 지양돼야”

국내 첫 ‘미술품감정학’ 펴낸 최병식 경희대 교수

국민일보 이광형 선임기자. 입력 2014-06-24 02:30

 

  “미술품 감정은 난해하면서도 위험한 영역이에요. 그래서 툭하면 위작시비가 벌어지지요. 한국은 감정의 근거가 되는 자료도 부족하고 학문적으로도 체계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칫 감정(鑑定) 잘못하면 감정(感情) 상하기 십상이지요.”

  한국화랑협회 산하 감정협회 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경희대에서 ‘비평과 미술관 경영’을 가르치는 최병식(60) 교수가 감정의 모든 것을 담은 ‘미술품감정학’(동문선)을 최근 펴냈다. 국내외 감정시스템을 학문적으로 조목조목 분석하고, 세계적 위작 사례를 도판과 함께 흥미롭게 다루었다. 국내 미술품 감정이 도입된 지 30년이 됐지만 관련 전문서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23일 서울 태평로 한 음식점에서 만난 최 교수는 책이 출간되기까지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가짜로 판명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경우 도판이 공개되는 걸 꺼려하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감정 결과 진품으로 결론 났지만 천 화백 측이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절대 도판을 실으면 안 된다고 해서 부득이 도판을 사용하지 못했어요.”

  저자는 외국의 감정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미국 등을 직접 찾아갔다. 그곳에서 조사한 진위 논란 작품의 숨은 사연을 들려준다. 1990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592억원에 낙찰된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과 같은 제목의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품은 거의 비슷하다. 두 작품 사이에 벌어진 진위 논란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또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스위스 모나리자재단 소장품인 작가 미상의 ‘아일워스 모나리자’,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소장품인 작가 미상의 ‘모나리자’를 비교하며 이들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한다.

  최 교수는 “사람들이 진짜냐 가짜냐에 관심이 많지만 어떤 작품이든 명쾌하게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며 “진위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의 이력을 정확하게 밝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각종 자료를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목감정, 과학기기로 재료의 연대 등을 밝혀내는 과학감정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45억2000만원)에 낙찰된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진위 논란이 불거졌을 때 감정위원으로 참여한 그는 “가짜를 만들어내는 것도 나쁘지만 진짜를 가짜로 만드는 것은 더 나쁘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위작시비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천경자 미스터리`…미술 감정의 끝없는 논란

미술품 감정학 / 최병식 지음 / 동문선 펴냄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4.06.20 15:58:56 | 최종수정 2014.06.20 16:33:47

 

  얼마 전 천경자 화백(90)의 생사를 둘러싸고 온갖 설(說)이 나돌았다. 발단은 대한민국예술원이 회원인 천 화백에게 매달 지급하는 수당 180만원을 지난 2월부터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생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예술원 측은 화백이 생존하고 있다는 증거를 달라고 큰딸 이혜선 씨 측에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어쩐 이유에서인지 이씨 측은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천 화백은 왜 미국에 건너갔을까.

  그 직접적 계기는 1991년 4월 2일 `미인도` 위작 사건이었다.

  당시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에 전시된 한 점이 위작임을 발견하고 미술관 측에 이를 항의하는 의견을 전달한다. 그런데 국립현대미술관이 진짜 그림이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국내 최정상급 작가와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 문제로까지 직결되기에 이른다. 결국 화랑협회 감정위원 9명의 전원 일치로 이 작품은 진품으로 판정된다. 출처가 확실하고 필적과 안료 검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러자 천 화백은 "내가 낳지도 않은 자녀를 남들이 당신 자녀라고 윽박지르면 어떡하느냐"며 반발했고, 붓 들기가 두렵다며 절필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작가는 그해 4월 16일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2003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술계 스캔들은 미술품 감정(鑑定)이 저작인격권 등을 바탕으로 작가의 입장을 존중해야 할까, 아니면 `객관적 사실`일 뿐일까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미술품 감정은 이렇듯 가장 난해하면서도 위험한 영역이다. 그러나 한국은 학문적으로 지금까지 이렇다 할 감정 체계가 없었다.이에 감정협회 운영위원 겸 감정위원으로 활동했고 경희대에서 비평과 미술관 경영을 가르치는 최병식 교수가 팔을 걷어붙였다.그는 오랜 감정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와 중국을 비롯해 해외 7개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연구했고 그 결과를 책 한 권으로 엮었다.

  저자는 "프랑스나 중국 같은 경우는 개인이 감정하는 게 90% 이상이지만 한국은 개인 감정이 없고 집단 감정만 있다"고 꼬집으며 "감정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권위 있는 개인 감정가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술품 감정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학문적으로 조목조목 밝히고 있으며 세계적 위작 사례 분석을 통해 감정의 세계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장 필수적이고 가장 위험한 학문"

[신간] 미술품 감정은 한 시대의 문화와 학문적 가치 포괄

국내 최초의 미술품 감정 전문서 나와 감정은 미술사 작가론 재료학 등 연계

우리 감정 분야 기초연구, 전문가 부실… 감정(학) 정착 위한 시스템 갖춰야

감정은 미술시장의 출발이자 귀결점

주간한국 박종진기자 jjpark@hankooki.com입력시간 : 2014.07.04 20:03:50수정시간 : 2014.07.05 11:05:57

  "미술품 감정은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신장시키고 그 나라의 문화적 국격도 높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분야인데 우리는 너무 빈약합니다. 연구도 시스템도, 미술시장까지 허약하지요."

최근 '미술품감정학'(동문선) 책을 펴낸 최병식(60) 경희대 교수는 미술에 있어 '감정(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술품 감정은 미술품의 진위와 가치, 가격을 판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술사는 물론, 문화재학, 작가론, 재료학 등 종합적인 이해가 요구된다. 또한 미술품에 대한 진위부터 가려져야 전시나 거래도 가능하다. 

  작가의 작품 가치에 따라 그 나라에 대한 문화적 평가가 병행되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 중국 미술품은 중국 문화에 대한 평가와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데 그 기반에는 미술품 감정의 숨은 역할이 있다. 중국 내 미술품에 대한 감정 전문가, 연구소, 감정 관련 책 등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현실은 척박하다. 우선 미술품 감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문가가 있어도 개인감정이 아닌 집단감정만 인정하는 현실, 연구소, 연구서적의 부재 등미술의 기초가 허약하니 세계적 작가가 나오기 어렵고,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변방에 가깝다.

  이는 미술품 감정이 지난한 종합학문이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것과도 관련있다. 그래서 최 교수는 "가장 필수적이고도 가장 위험한 학문"이라고 말한다.

"미술품 감정은 난해하면서도 위험한 영역이에요. 그래서 자주 위작시비가 벌어지지요. 한국은 감정의 근거가 되는 자료도 부족하고 학문적으로도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이런 환경에서 감정(鑑定)을 잘못하면 감정(感情) 상하기 쉽지요."

  이는 최 교수가 '미술품감정학'을 펴낸 이유이기도 하다. 책은 최 교수가 통시적인 연구를 해온 미술비평, 경영, 뮤지엄, 정책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고미술, 근현대미술품에 대한 감정 표준, 원칙확립을 염두에 두고 기술했다. 감정의 기초적인 내용부터 국내외 감정시스템을 학문적으로 조목조목 분석하고, 세계적 위작 사례를 도판과 함께 흥미롭게 다루었다. 국내 미술품 감정이 도입된 지 30여년이 됐지만 관련 전문서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저자는 국내는 물론, 외국의 감정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미국 등을 직접 찾아가 책의 충실함을 더하였다. 출간 과정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저작권 문제가 걸린 도판을 인용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작품 진위 논란으로 화제가 됐던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대표적 사례다.

"작품은 감정 결과 진품으로 결론 났지만 천 화백 측이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절대 도판을 실으면 안 된다고 해서 부득이 도판을 사용하지 못했어요."

  책이 담고 있는 세계적 작품의 위작 논란은 미술품 감정의 학문적, 현실적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한다. 1990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592억원에 낙찰된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과 같은 제목의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품 사이에 벌어진 진위 논란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또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스위스 모나리자재단 소장품인 작가 미상의 '아일워스 모나리자',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소장품인 작가 미상의 '모나리자'를 비교하며 미술품 감정이 역사학, 재료학, 법의학까지 종합학문이란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책은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취약한 미술품 감정 분야는 미술 제반 분야의 기초가 튼실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그래서 최 교수는 미술품 감정은 작품의 진위 판단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작품, 작가, 시대, 관련 인물 등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양성될 수 있는 연구환경, 학술기반, 재정지원, 과학감정 등 시스템 정착이 시급하다는 게 최 교수의 제언이다.

  그는 "미술시장의 출발도 감정이고, 귀결점도 감정"이라며 감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미술품, 나아가   문화재와 한 나라의 문화를 고양시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감정 전문가들도 작품의 진위에 대해선 말을 아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비전문가들이 너무 쉽게 입장을 밝혀 '문화적 손실'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45억2000만원)에 낙찰된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진위 논란을 언급하면서 "가짜를 만들어내는 것도 나쁘지만 진짜를 가짜로 만드는 것은 더 나쁘다"며 "무첵임한 폭로성 위작시비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품 감정의 파급력은 한 작품의 생명은 물론 한 시대의 문화적 가치와 학문적 가치를 동시에 포괄하게 된다.

저자는 고미술품에서 당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거래량의 확대와 글로벌마케팅의 진출, 정당한 평가를 통한 기부 문화 조성, 자산가치의 확보 등을 위해 미술품 감정이 시급히 정립되야 할 분야라고 강조한다. <미술품감정학>, 최병식 지음, 동문선 펴냄, 438쪽, 4만8천원

 

▲ 미술품 감정학 = 최병식 경희대 미술대 교수 지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저자가 프랑스와 영국 등을 방문해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각국의 미술품 감정 시스템, 미술품 감정의 효력, 감정 활용 사례, 위작 수법과 주요 사건 등을 폭넓게 다뤘다.

저자는 미술품 감정 분야에 대해 "'미술학' 중에서도 가장 난해하면서도 위험한 영역"이라며 "명확한 미술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연구임과 동시에 문화재학, 미술사, 작가론, 재료학, 문헌학 등에서도 필수적인 영역"이라고 말한다.

동문선. 438쪽. 4만8천원.

 

작품의 운명을 결정하는 鑑定의 진정한 의미

미술품, 어떻게 僞作을 가려낼까

2014년 07월 03일 (목) 10:46:55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미술평론, 미술관·박물관 경영, 미술품 감정 분야에서 오래 연구해온 전문가다. 일찍이 「한국 미술품 감정 중장기 진흥 방안」 책임연구자를 지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 『미술품감정학: 진위·가격 감정과 위작의 세계』(동문선, 437쪽, 48,000원)를 펴냈다.

20여 년 전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에서 감정가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눈과 머리, 가슴을 가득 채웠던 문제의식을 집약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감정가로 첫발을 디딘 이후 마주친 세계를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기라성 같은 대가들의 작품들이 진위 시비에 몸살을 앓을 때 어떤 해답도 명확히 제시하기 어려웠다. 미술계는 난타전이 일쑤였고, ‘鑑定’ 아닌 ‘感情’으로 치달아 ‘미제’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책은 미술품감정학으로서 학문과 상식에서 공통적으로 알아야 할 핵심적인 개념과 요소들을 중심으로 했다. 미술품 감정의 개념과 시스템에서부터 용어, 감정기구, 미술품 감정의 실제, 위작 수법과 주요 사건 등을 다양한 도판을 활용해 쉽게 정리해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났을 때, 그것이 진품인지 위작인지 일반인들이 알아채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최 교수의 『미술품감정학』을 활용한다면, 비록 비전문가라 할지라도 몇 가지 사항을 체크하고 오래 내공을 쌓아간다면, 속수무책 위작에 낭패 당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가 말하는 ‘유형별 위작 수법 및 감정’을 따라가 본다.

 

  진본의 모사 위작을 제작하려는 작가의 진본 한 점을 놓고 그대로 모사하는 방법이다. 복제 위조(Direct Copy Forgery)라고도 하며, 위작을 제작하는 데 가장 초보적이고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실제 작품을 보고 할 수 없는 경우는 인쇄품만 보고 모사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상당한 수준의 묘사력을 지니고 있지만, 연대가 오래될수록 화면 연출이나 재료의 준비·기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종이나 캔버스·물감·액자 등이 당시의 것으로 보여야 하기 때문에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거나 커피·음료 등을 이용하고, 땅속에 파묻거나 물속에 담가두는 등 다양한 수업을 구사한다. 그 가운데 종이나 은박지·레이션 박스 등은 아예 당시의 재료를 구해 진본과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기도 하며, 한국화의 경우 1960~70년대에는 유산지를 활용한 밑그림 수법을 많이 사용했다. 유산지는 기름을 먹인 습자지와 같은 것으로, 진본 위에 올려놓고 투명하게 비치는 아래의 그림을 같은 크기로 옮김 다음 다시 위작으로 옮기는 수업이었다. 이후 기자재의 발달로 위작 수업이 다양하게 진화했다. 슬라이드를 촬영한 후 이를 그대로 스크린에 비추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고, 최근 들어 서는 빔 프로젝트를 사용하면서 훨씬 정교한 모작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분명한 모델이 있는 경우 이 수법의 공통점은 모델이 된 대상 작품이 있으며, 그 중 상당 작품이 도록에 실린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당 작가의 카탈로그·화집 등을 총망라해 의뢰된 작품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이에 앞서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e, 한 작가의 전체 작품에 대한 논문이자 화집. 프랑스어로 ‘믿을만한 도록’이란 뜻)와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감정가들은 전문 분야의 작품들을 머릿속에 입력하고 있어야 한다. 순간적으로 감각에 의해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감정 당시에는 동일한 모델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감정 이후에 발견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때에는 본래의 의뢰작과 감정 후에 발견된 작품을 동시에 비교하지 못해 어떤 작품이 진작인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소장자들의 동의를 얻어 두 점에 대한 재감정을 실시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유사한 여러 작품 감정 의뢰작의 모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진작이 발견됐거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유사한 작품이 있을 시는 필수적으로 상호 비교가 필요하다. 진위 감정의 시각에서 보면 위작의 원본이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사한 작품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무조건 위작이라는 판정은 위험하다. 작가들은 얼마든지 동일한 소재·구도·색상을 사용한 작품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나 중세 회화에서도 그 사례는 많이 있으며, 특히 작가가 심취한 소재에 대해서는 몇 년, 몇 십 년 후에도 반복된 작업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루브르박물관 소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 「모나리자」 역시 여러 차례 진위 논란이 있었다. 2012년 2월에 프라도미술관은 「모나리자」와 매우 흡사한 작품의 배경을 지워내는 작업을 종료하면서 다빈치 작품은 아니지만 동시대 제자의 모작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2012년 9월에 「아일워스 모나리자(Isleworth Mona Lisa)」는 루브르 작품보다 10년 전에 그려진 진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됨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 대해서는 진위 양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비슷한 작품 중에는 이처럼 작가 외에도 倣作으로 학생·후학들이 원작을 모델로 거의 유사하게 제작하는 사례가 있다. 특히 한중일 동북아시아의 전통 회화에서는 선대의 작품들을 숭상하는 풍조가 짙게 깔려 있어 방작을 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박수근 역시 진위 문제가 됐던 「빨래터」가 연대를 달리해 4점이나 제작됐다. 한국화에서는 방작에 그치지 않고 스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제자들의 작품이 서로 구분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다. 변관식·이상범·김기창 등 한국화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는 많이 나타난다. 근대 유럽에서도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등 유사한 작품들이 많아, 새로운 작품들이 발견되는 과정에서 감정가들을 긴장시켜왔다. 고흐의 「해바라기」 시리즈는 총 7점이 있는데, 그는 1888년 8월부터 시작해 1989년 1월까지 반복적으로 그렸다. 처음 두 점은 비교적 단순한 정물로서 고흐의 전형적인 화풍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으나, 세 번째 작품부터는 12~15 송이로 구도나 터치·색상 등이 매우 흡사한 작품들을 제작해 고흐의 상징적인 시리즈가 됐다. 이외에도 고흐의 작품 중에는 「가졔 박사의 초상화(Portrait of Dr. Gachet)」 역시 개인 소장과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본이 매우 흡사하다.

 

  뭉크의 「절규」는 오슬로 내셔럴 갤러리, 뭉크미술관 소장품 등 비슷한 구도, 색채로 제작된 4점의 버전이 있다. 보드에 템페라·크레용·파스텔 등을 사용해 제작했으며, 판화도 제작한 바 있다. 이 4점은 다리 위에서 소리치고 있는 인물의 모습과 노을·터치 등이 매우 흡사해 시리즈로 이어지는 유사한 작품들을 연속적으로 제작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동일한 작품이 발견됐거나 존재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일부분 위작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해바라기」 중 네 번째 버전의 모사작인 세이지 도고기념 솜보 일본미술관 소장 작품에 대한 위작 논란이 있었으며, 오르세 미술관 소장 「가셰 박사의 초상화」는 가셰 박사 자신이 그린 위작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한편 유사한 작품들의 비교 시 발생되는 어려움이 있다. 즉 의뢰작은 진본이지만 비교 대상이 되는 모델은 불특정 다수이고, 비교작이 거의가 전시나 경매 카탈로그·화집 등 인쇄품으로 대조할 수밖에 없어 감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인쇄 상태에 따라 형태·색채·명암 등의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최근에는 카탈로그 레존네 등을 제작하면서 고화질의 디지털 자료를 여러 각도에서 수십 장 촬영해 DB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보다 많은 기록 정보를 유지하고 있을 시는 유사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두 작품의 영상을 겹쳐서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도 있고, 출처 정보를 추적해 유통 경로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미술품감정학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미술품 감정의 현황과 사례, 규범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미술비평과 경영, 뮤지엄, 정책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고미술, 근현대미술품에 대한 감정 표준, 원칙확립을 염두에 두고 기술했다.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중국, 미국, 일본 등을 방문해 각국의 감정 시스템, 판례, 감정 과정을 연구하면서 진행됐다.

  감정가의 자격기준, 활동규모, 교육과정, 진위판정 사례, 과학적 분석방법 등에 관해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위작수법으로 회화, 도자기 등 위조 사례와 한 반 메헤렌, 존 미야트 등 세계 위작전문가들의 기법과 사건의 내용도 분석했다. 최병식 지음, 438쪽, 4만8000원, 동문선

 

[SW신간] 미술품감정학

입력 2014-06-22 17:31:10, 수정 2014-06-22 17:31:10

스포츠월드

 

  미술품감정학’은 학문과 상식에서 공통적으로 알아야 할 핵심적인 개념과 요소 중심으로 구성한 미술품 감정학 교재다. 비전문가들에게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사례를 많이 다루었다. 또한 각 나라마다 관습과 해석이 다른 부분은 가장 특징적인 내용들을 기술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감정체계를 보다 전문적으로 구축해나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책은 저자 최병식 교수가 통시적인 연구를 해온 미술비평, 경영, 뮤지엄, 정책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고미술, 근현대미술품에 대한 감정 표준, 원칙확립을 염두에 두고 기술했다. 감정가의 자격기준, 활동규모, 교육과정, 진위판정사례, 과학적 분석 방법 등에 관하여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7년간에 걸쳐 집필됐다. 최병식 지음. 동문선. 438쪽. 4만8000원.

윤기백 기자

 

"미술품 감정, 가격뿐 아니라작품 운명 좌우하는 중요한 작업"

입력 : 2014.07.04 09:31 소년조선

[THE 인터뷰] 국내 첫 미술품 감정 전문 서적 펴낸 최병식 교수

▲ 최병식 경희대 교수 지난 2007년 5월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그림 '빨래터'가 경매에 나왔다. '빨래터'는 강가에 나란히 앉아 빨래하는 6명의 여인을 그린 작품으로, 4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빨래터'가 '짝퉁'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작품 보존 상태가 너무 완벽한 데다 박 화백의 기존 그림 스타일과 달라서였다. 논란은 거세졌고 감정위원 20여 명이 비공개 감정을 벌인 결과 진품(眞品)으로 판명됐다.

당시 감정위원으로 참여한 최병식(60세)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는 "미술 작품은 늘 진짜인지 아닌지 논란이 있다"고 입을 뗐다. "카메라나 컴퓨터 등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제조사가 생산과정에서 특정 번호를 부여해요. 이 번호만 알아도 정품 여부를 알 수 있죠. 하지만 예술 작품은 창작품이라 그런 게 없으니 늘 위작 시비가 생깁니다. 미술품 감정이 필요한 이유죠."

지난달 30일 경희대에 있는 최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그가 책 한 권을 건넸다. 제목은 '미술품 감정학'(동문선). 국내 첫 미술품 감정 전문 서적이다. 한국미술품감정발전위원회 부위원장,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운영위원·감정위원을 지낸 그는 지난 7년간 프랑스와 영국·이탈리아·중국 등을 오가며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5월 이 책을 냈다.

"미술품 감정은 진짜와 가짜 작품을 가려내고, 그것의 가격을 결정하는 일이에요.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죠. 가짜라고 평가되는 순간 가치는 수십 억, 수백억 원에서 0원으로 한 번에 떨어져요."

최 교수는 "원본 작품인지 확인할 땐 출처나 예술 기법을 비롯해 액자의 형식이나 서명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작가마다 즐겨 사용하는 액자 스타일이 있어요. 보통 액자 전문가나 화방에 의뢰해서 액자를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단골 액자 집을 잘 파악해두면 유용하죠. 감정 과정에서 그곳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작품에 남긴 작가의 서명도 마찬가지예요. 개인 특성에 따라 필체가 천차만별이죠. 작가별 독창적인 필체를 구별해 진품인지 판단합니다."

진품 여부는 미술품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가격 감정은 진품 확인 절차가 끝난 뒤 실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작품의 가격을 평가할 경우 해당 작품이 진짜인지와 더불어 소장 가치가 있는지, 보존은 잘됐는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작품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요. 작품 자체가 갖는 매력과 특징도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죠."

그림의 경우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소재가 등장하면 가격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이중섭(1916~1956년)은 '소'를, 박수근은 '여인'을, 클로드 모네(1840~1926년)는 '수련'을 그렸을 때 비싼 값이 매겨진다.

최 교수는 현재 국내 미술품 감정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외국에서는 미술품 감정에 '카탈로그 레조네'를 많이 사용해요. 카탈로그 레조네는 작가의 작품을 모두 모아 놓은 책이에요. 작품의 사진, 크기, 보존 상태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애, 그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와 기법, 제작 당시의 개인사 등을 집대성했죠. 특정 작가를 연구하는 전문가에 의해 길게는 10년이 넘는 집필 기간을 거쳐 완성돼요. 미술품 감정에 카탈로그 레조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요. 그런데 국내엔 아직 이렇게 한 작가나 분야만을 기초로 한 자료들이 부족합니다. 미술품 감정학에 대한 연구도 미흡하죠. 이번에 제가 낸 책이 국내외 미술품 감정에 대해 정확히 알리고, 우리나라의 감정체계가 좀 더 전문적으로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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